“사업지연 차단하라”…삼성물산·대우건설, 개포우성7차 속도전

대우건설, 조합계약서 100% 수용…계약분쟁 원천차단
삼성물산, 서울시 인허가기준 100% 충족 설계 제안
권태욱 기자 2025-07-25 10:33:33
대우건설이 개포우성7차에 제안한 ‘써밋 프라니티’ 모형도.

서울 강남 개포우성7차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이 이번엔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한 속도전에 나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의 조합 도급계약서에 대해 수정 없이 100% 모두 수용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통상 정비사업 시공사를 선정할 때 조합은 서울시 정비사업 표준계약서에 기반해 자신들이 원하는 계약서를 만들어 입찰을 희망하는 시공사들에 배포하고, 시공사들은 이를 보고 수용이 불가능한 조항들에 대해서는 자사에 유리하게 수정한다. 

그러나 시공사가 제시한 계약서의 변경 내용이 많거나 모호할 경우 시공사 선정 이후 계약 체결 과정에서 양측 간 이견 조율이 길어져 사업이 지연되기도 한다. 

대우건설은 이런 이유로 인한 사업 지연을 방지하기위해 조합 계약서를 100% 수용하고, 물가 변동으로 공사금액을 조정해야 할 경우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변동률의 평균값보다 낮은 값을 적용하기로 제안해 조합 제시 기준보다 나은 조건을 내놨다. 

또 공사비 상환순서 조항에는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방식을 적용해 조합의 금융비용 증가 리스크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분양수입금 안에서 조합의 이자비용과 사업비를 먼저 상환하고, 남은 금액 한도 내에서 공사비를 최후순위로 지급하는 방식이어서 공사비 연체료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대우건설은 설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통상 정비사업에 조합 계약서를 100% 수용해 입찰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며 “개포우성7차는 11년 만에 리뉴얼한 ‘써밋’ 브랜드의 기념비적 첫 단지인 만큼 제안한 계약서와 제안서의 모든 내용을 책임지고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래미안 루미원 스카이 커뮤니티. 삼성물산

그런가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스카이브릿지’를 제외하는 설계 방향을 제시해 사업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브릿지는 고층 간 이동이 자유롭고 탁 트인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등 하이엔드 주거단지의 차별성을 구현하는 시설로 꼽혀 최근 여러 사업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도심 경관을 해친다는 등의 관할 지방자치단체 판단이 나올 경우 인허가가 지연돼 사업성에까지 악영향을 줄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삼성물산은 인허가가 불확실한 스카이브릿지 조성을 제외하고, 대신 2개의 랜드마크 주거동 최상층에 스카이 커뮤니티를 적용해 활용도와 상징성을 모두 갖춘 공간을 마련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시에서 도심 경관 저해 우려를 이유로 스카이브릿지 심의를 엄격히 진행하는 추세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포함해 서울시 인허가 기준을 전면 충족하는 설계로 불안 요소를 차단해 인허가 지연을 방지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는 조합의 비용 부담을 줄이고 사업성을 높이고자 시공사의 대안설계 제안을 허용하지만, 서울시는 과도한 경쟁으로 무분별한 설계안을 제시하고 사업이 지연되는 일을 막고자 법적·행정적 요건을 엄격히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영희초, 중동고 등 단지 인근 학교의 일조권 보호를 위한 인공지능(AI) 모의실험을 진행해 2시간 이상의 연속 일조 시간을 확보하는 등 관련 법률도 100% 준수했다.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조합원에게 약속한 사업 조건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삼성물산의 수많은 인허가 경험과 기술력으로 신속하고 안정적인 사업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의 추진동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요인은 시공사 선정 직후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도급 계약체결 과정의 이견으로 인한 지연”이라며 “사전에 위험요소를 줄여 사업추진 속도를 내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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