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건강] ‘약물 과용성 두통’ 부르는 습관적 진통제 복용 위험

냉방병으로 두통 잦은 여름철 특히 주의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2025-08-08 09:59:10
박중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경희대병원

올 여름 극심한 더위로 냉방기 사용시간이 크게 늘었다. 전력당국에 따르면 이번 주 내내 전력 최대수요는 90기가와트(GW) 이상을 상회할 전망으로, 올 여름 최대 전력 수요 시기는 8월 둘째 주에서 셋째 주 사이로 예상되고 있다.

가정과 회사, 대중교통 등에서의 에어컨 등 과도한 냉방기 사용은 여름철 냉방병의 주범. 두통이나 단순 불편함 등으로 시작되는 냉방병 증상은 자칫 진통제에 의존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해질 수 있다. 이는 뇌 건강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의료계는 설명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두통은 인구의 70~80%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개인마다 통증 정도와 원인이 다르지만 대부분 일상적인 불편으로 여겨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그냥 참고 넘기기 쉽다.

박중현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흔히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은 특별한 기저질환 없이 발생하는 일차성 두통인 경우가 많은 반면 이차성 두통은 뇌막염, 뇌종양, 뇌출혈 등 심각한 뇌 질환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통증의 빈도, 양상, 동반 증상, 가족력 등을 면밀히 살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두통, 감각 이상이나 마비 증상,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극심한 통증을 비롯해 발열, 구역, 구토가 동반된 두통 등의 증상은 뇌 질환 경고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두통의 특징이다.

박 교수는 “이차성 두통은 언어장애, 운동장애,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감각마비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며 “이런 증상이 관찰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원인을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시적 두통의 경우 증상 조절을 위해 단기간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약물 과용성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진통제 과다 복용이 기존보다 더 자주, 더 심한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박 교수는 “이런 양상의 두통이 ‘약물 과용성 두통’이다”면서 “스스로 증상을 조절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교수는  “특히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았을 때 오히려 두통이 시작되거나 두통의 간격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면 약물 과용성 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두통은 단순한 증상으로 보이지만 반복되거나 통증 양상이 달라질 경우 반드시 전문가의 진료가 필요하다”며 “여름철 냉방병으로 인한 두통과 진통제 남용이 겹치기 쉬운 시기인 만큼 무분별한 약물 복용은 피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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