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케미칼, 유상증자…여천NCC 정상화 나서

긴급이사회서 DL케미칼 2천억원·DL 1천778억원 승인
“원인진단 없고 묻지도 따지는 않는 지원은 모럴해저드”
“에틸렌 가격경쟁력 강화가 여천NCC 자생력↑”
권태욱 기자 2025-08-11 17:00:15
DL케미칼은 11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고 약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여천NCC의 공동 주주사인 DL도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DL케미칼에 대한 1천77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를 승인했다. DL은 DL케미칼 주식 82만3천086주를 약 1천778억 원에 추가 취득하기로 했다. 

“워크아웃 외엔 답이 없다”며 지원을 거부했던 DL은 여천NCC 정상화에 일단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으로 바뀐 모양새다. 

DL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여천NCC의 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여천NCC의 제대로 된 정상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DL케미칼은 한화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여천NCC에 대한 경영 상황을 꼼꼼히 분석한 뒤 실질적 경쟁력 강화 방안과 제대로 된 자생력 확보 방안을 도출해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DL은 여천NCC의 부실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과 이에 따른 해결방안 마련이 가장 급한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개정된 상법 등에 따라 대주주의 책임이 적극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천NCC의 경영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가장 급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원인분석은 제대로 하지 않고 ‘묻지마식 증자 요청’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DL 관계자는 “여천NCC에 대한 정확한 경영상황 판단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지원한다는 것이 주주와 경영진으로서 올바른 판단인지 의문”이라며 “한화 측의 주장과 같이 아무런 원인 분석 없이 증자만 반복하는 것은 여천NCC 경쟁력에 해악을 끼치는 ‘묻지마 지원’이며, 이는 공동 대주주로서 무책임한 모럴 해저드이자, 배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DL은 에틸렌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DL은 여천NCC 원료가 갱신계약에 최소 변동비 부분이 확보되는 방향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격 하한을 없애자는 한화의 입장이 고수되면서 가격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DL 관계자는 “DL의 경우 여천NCC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단가로 에틸렌을 거래하며, 여천NCC의 자생력을 키우고자 했다”며 “반면 한화는 여천NCC가 손해볼 수 밖에 없는 가격만을 고수하는 등 자사에게 유리한 조건만 고집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의 주장대로 원료가 공급 가격 계약이 진행되면 여천NCC의 부실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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